카카오 노조는 왜 파업을 예고했나
Source: Byline Network
10일 경기도 판교역 인근에서 집회를 하는 카카오 노동조합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카카오 노조가 29일에 2차 파업을 예고했다. 지난 10일 창사 이래 첫 (부분) 파업을 단행한 이후 회사 측이 노조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노조 요구의 핵심은 성장의 과실을 직원들과 나누자는 것이다. 반면 회사 측은 미래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또 노조는 카카오가 계열사를 정리는 하는 과정에서 고용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점도 지적하고 있다.
카카오 “미래 성장 동력 확보 필요해”
카카오 노조는 연간 영업이익 13~14%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500만원 상당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를 성과급에 포함하지 않고 별도 지급하기를 바라고 있다.
노조는 카카오톡 개편을 포함한 ‘빅뱅 프로젝트’가 무리한 일정에도 진행됐지만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처음에 약속된 보상 수준에 못 미치는 성과급을 사측이 일방적으로 지급하고 끝냈다는 것이다.
카카오 노조는 “빅뱅 프로젝트 당시 회사는 무리한 일정과 비현실적인 목표를 일방적으로 정해 크루들이 밤늦게까지 일하고 주말까지 일했다”며 “C레벨 리더가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인당 1500만원, 3000만원이라는 금액까지 언급해, 크루들은 힘들어도 버텼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가 교섭 도중 한달 월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센티브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카카오 본사는 “크루에 대한 성과보상은 미래 투자 여력과 주주가치 제고를 함께 고려하고, 지속 가능한 수준에서 균형 있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노조가 요구하는 수준이 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 AI 빅테크들과 경쟁하고 있다”며, “생존과 미래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때”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에이전틱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는 카카오톡 개편을 진행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연간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3% 늘어난 8조991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48% 늘어난 7320억원이다. 카카오톡 개편으로 인한 광고 수익 증대 등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AI 개발 등에 필요한 연구개발(R&D) 비용과 인력 투자 등은 표면적으로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의 연결기준 R&D 비용은 1조2991억원으로, 전년 대비 3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인건비는 1조45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90억원 가량 늘어났다. 또 올해 1분기 R&D 비용은 33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줄어들었다. 카카오는 자체개발보다는 오픈AI와 구글 등과의 협력을 하면서 직접 투자하는 비용을 늘리는 대신 협업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카카오의 첫 파업, 계열사가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
계열사 정리에 따른 혼란도 카카오 노조 파업의 이유 중 하나다.
카카오는 현재 계열사 수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한때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약 150개에 달했으나, 지난해 말 기준 94개로 줄어들었다. 다음 운영사 AXZ 매각에 이어 카카오게임즈 경영권까지 매각하면 굵직한 계열사 정리는 마무리된다.
카카오가 계열사 정리를 하는 이유는 문어발 확장으로 지탄 받았던 과거 떄문이다. 이와 함께 성장의 축을 바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에이전틱 AI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카카오 노조는 “지속적인 경영실패로 인한 매각, 분사, 구조조정을 멈추고 고용안정을 확보”가 목적이라며, 실질적 결정권을 가진 카카오의 행보가 계열사 구성원에 미친 여파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번 파업에 참여한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엑스엘게임즈도 카카오의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로 인한 격동을 겪고 있다. 최근 이뤄진 희망퇴직과 전환배치 등 구조조정도 카카오의 계열사 정리 과정에서 발생한 사태라는 게 노조의 시각이다. 노조는 “노동자들은 고용안정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마저 잃은 채 회사의 전략 실패와 사업 재편의 부담을 일방적으로 떠안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과 디케이테크인도 마찬가지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AXZ에 검색사업부문을 넘긴 후 사업의 비전이 미흡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카카오 IT 자회사인 디케이테크인은 지난해 카카오의 외주 발주 중단과 대표 직무 공백을 겪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