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음식점이 배달앱 의존하면 수익성 악화된다”
Source: Byline Network
배달앱에 입점하면 규모가 큰 업체만 이득을 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정 규모에 도달하지 못하면 배달앱 활용이 영업이익을 크게 악화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배달플랫폼 시장의 독과점 구조와 특정 앱에만 의존하게 되는 구조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입점 업체의 단체협상권 보장과 비용 구조 공개가 필요하다고 연구자들은 제시했다.
16일 한국중소기업학회가 서울 국회도서관에서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박경민 학회장은 배달앱 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음식점 등 입점업체의 성장 사다리가 사실상 단절됐다고 분석했다.
연구 결과, 외식업계의 전체 매출은 2024년 약 28조원에서 2025년 41조원으로 1년 만에 1.5배 커질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으나, 정작 입점한 중소 음식점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는 2021년에서 2025년까지 수도권 음식점 1만3098개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매출에 따라 3단계로 분류됐다.
연구에 따르면, 월 매출 836만원 이하 소형 업체의 배달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지면, 매출이 성장하지만 영업이익률은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매출이 늘면 그에 비례해 중개 수수료가 늘고, 노출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 광고비를 더 쓰면서 배달앱 비용 부담이 커지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매출이라는 분자가 커지는 속도보다 비용이라는 분모가 커지면서 비프랜차이즈 소상공인은 비용 충격을 직접적으로 겪는다”고 말했다.
월 매출 836만~1983만원 사이의 중형 업체는 배달 플랫폼에 의존할수록 수익성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박 회장은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가 늘어나는 매출 구간과 플랫폼 변동비가 늘어나는 구간이 겹치며 벌어지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이) 매출 규모를 키우는 과정에서 임대료와 인건비 같은 고정비는 늘어나지만 플랫폼과 협상력은 소형업체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반면 일정 이상 성장한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월 매출 1983만원 이상의 대형업체는 매출이 늘어날 때마다 영업이익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들은 협상력이 상승하면서 유일하게 플랫폼 의존에 효과를 볼 수 있으며, 규모의 경제 또한 영업이익 증대에 한 몫한다.
특히 박 회장은 이번 연구에 대해 배달앱 시장의 독과점 구조와 개별 업체의 1개 배달앱 입점과 같은 거시·미시 차원의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이번 연구에 따라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시장 집중도와 경쟁 강도를 판단하는 HH(허핀달-허쉬만)지수를 도출한 결과, 배달앱 시장의 HH지수는 2개 기업이 한 시장의 90%를 독점했을 때와 동일한 4000으로 나타났다. 또 가게들이 배달앱 한 곳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별 점포의 앱에 대한 종속은 7500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회장은 “같은 플랫폼, 같은 의존도여도 결과가 다르다”며, “시장이 성장하지만, 플랫폼과 입점 업체 분배 구조가 비대칭이기에 일어난 도태”라고 진단했다. 다만, “실제 창업 위축 여부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이날 그는 ‘끊어진 사다리’를 해결하기 위한 처방안으로 ▲협상 거버넌스 ▲비용 구조 투명성 ▲성장 사다리 인프라 ▲플랫폼간 평판자산 이동성과 데이터 표준화를 제시했다.
특히 박 학회장은 협상 거버넌스와 비용 구조 투명성이 당장 실행 가능한 해결책이라고 제시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협상 거버넌스는 플랫폼 입점업체에 단체 협상권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또 비용 구조 투명성은 표면 수수료가 아닌 점주가 플랫폼에 부과하는 실질적인 ‘통합 부담률 지표’를 공개하는 걸 의미한다. 나아가 광고비가 노출 순위에 미치는 영향을 표준화된 형식으로 알리는 알고리즘 투명화도 포함한다.
다만 박 학회장은 협상 거버넌스와 비용 구조 투명성을 보완하기 위해 배달앱 플랫폼간 최혜대우를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상을 토대로 해도, 실제 가격 경쟁으로 이어지는데 장애가 되는 게 최혜대우”라며, 지금 구조에 대해 “제도적으로 배달플랫폼들이 강제로 담합할 수 있게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에 더 나아가 배달앱 플랫폼 입점 업체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 성장 사다리 인프라와 플랫폼간 평판자산 이동성과 데이터 표준화까지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성장 사다리 인프라는 임계 매출에 도달하기 전까지 플랫폼·배달원·지자체가 다자간 비용을 분담하는 안전망을 구축하자는 취지의 운영 방식이다. 플랫폼간 평판자산 이동성과 데이터 표준화는 리뷰와 별점이라는 평판자산에 이동권을 부여해 단일 플랫폼 종속과 의존도를 줄이자는 취지로 제시됐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