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넘어 플랫폼, UGC 주목하는 게임사들
Source: Byline Network
(출처=넥슨)
국내 게임업계가 사용자제작콘텐츠(UGC)를 주목하고 있다. 게임을 개발·서비스하는 것을 넘어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소비하는 생태계 조성에 힘을 싣고 있다. 다양한 UGC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모습이다. 이를 통해 콘텐츠 생산 부담 완화, 이용자 체류 시간 증가, 신규 수익원 확보, 지식재산권(IP) 수명 주기 연장 등 긍정적인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 크래프톤 등 주요 국내 게임사는 UGC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IP 기반 샌드박스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서비스 중이다. 메이플스토리 리소스를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옛 메이플스토리와 같은 RPG 장르는 물론 디펜스, 메토체스 등 플랫폼 내 다양한 UGC 콘텐츠가 존재하며, 이를 다른 사용자와 함께 즐길 수 있다.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지난해 전 세계 누적 이용자 수 700만명을 넘어섰다. 창작자 연간 수익은 총 502억원으로 전년 대비 234% 증가했다. 수익을 창출한 크리에이터 수는 같은 기간 5배 늘어난 1만팀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연간 수익 1억원 이상을 달성한 창작자는 12팀으로 집계됐다. 국내 게임사가 구축한 UGC 생태계 중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사례로 꼽힌다.
넥슨은 창작자 생태계 확대를 위한 지원을 이어간다.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 ‘메월드 넥스트’를 올해에도 운영한다.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한 ‘메커톤’과 총상금 18억원 규모 개발 콘테스트도 개최한다. 이외 자사 레거시 IP를 창작자들에게 제공하고, 이를 새로운 콘텐츠로 만들 수 있도록 ‘프로젝트 리플레이’도 추진 중이다. 주요 IP로는 어둠의 전설, 일랜시아, 택티컬 커맨더스, 아스가르드, 에버플래닛 등이 있다. 회사는 창작, 소비, 수익 배분으로 이어지는 사업 모델도 마련했다.
크래프톤은 대표 IP 배틀그라운드를 UGC 플랫폼으로 확장한다. 회사는 지난해 이용자들이 직접 게임의 규칙, 로직, 오브젝트를 설계할 수 있는 시스템 ‘UGC 알파’를 도입했다. 크래프톤은 이를 기반으로 올해 UGC 생태계를 본격 확대할 방침이다. 이용자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제작 도구와 장치를 늘리고, 제작 환경 성능 최적화를 추진한다. UGC 전용 공간을 신설해 더 많은 이용자 접근성도 높인다.
앞서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1분기 실적발표에서 “배틀그라운드 IP는 강한 팬덤과 서비스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와 플레이 경험이 축적되는 콘텐츠 플랫폼으로 진화해나가고 있다”며 “추가 모드 및 UGC도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밖에서도 UGC 사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네이버제트와 공동 설립한 자회사 오버데어를 통해 관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오버데어는 최근 자연어로 명령을 입력하면 AI가 게임 제작을 지원하는 기능인 ‘스튜디오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전문적인 개발 지식 없이도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창작 문턱을 낮춘 것이다.
이미 입증된 UGC의 잠재력
UGC의 잠재력은 로블록스, 포트나이트와 같은 해외 게임이 먼저 입증했다. 두 작품은 게임이면서도 UGC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제작 도구를 배포하고 창작자 수익 모델을 구축하며 이용자 참여를 확대했다. 이용자가 콘텐츠 생산과 소비에 모두 참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며 UGC 플랫폼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로블록스는 UGC 플랫폼 성공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회사는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통해 이용자들이 직접 아이템과 맵 등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동시에 자신이 만든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도 구축했다.
올해 1분기 기준 로블록스 플랫폼 일일 활성 사용자 수(DAU)는 1억3200만명에 달한다. 2025년 3분기 기준 창작자 수는 350만명, 플랫폼 내 이용자 제작 체험 수는 700만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창작자 커뮤니티가 거둔 수익은 15억달러에 이른다. 국내에서도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2025년 4분기 기준 실제 수익을 창출한 한국인 창작자 수는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국내 창작자가 제작한 게임 가운데 누적 방문 수 100만회를 돌파한 작품은 1300개에 달하며, 이 중 약 500개는 최근 1년 내 100만회 이상 방문을 기록했다.
국내 게임업계가 UGC를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면 플랫폼 내 즐길 거리가 늘어나고, 개발사 콘텐츠 개발 부담이 줄어든다. 이용자 체류시간 증가와 커뮤니티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이용자가 콘텐츠를 만들어 수익을 얻고, 이것이 새로운 창작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생태계 조성 후 따라오는 IP 수명 주기 연장과 경험 확장도 게임사들이 기대하는 효과다.
넥슨 관계자는 “과거에는 게임 IP가 보호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창작자, 이용자와 함께 성장하는 자산이다”며 “창작자 수익이 창작 동기로 이어지고, 창작이 다시 이용자 유입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게임사와 이용자 모두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장기 수명 주기(PLC)를 갖춘 IP를 구축하는 차원에서 UGC 생태계 조성에 힘을 싣고 있다는 설명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