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소비자 데이터를 팔던 회사가 왜 배너를 만들기 시작했나
Source: Byline Network
10여 년간 소비자의 검색 데이터를 모아 기업에 제공하던 스타트업 어센트 AI가 지난 1일 난데없이 ‘AI 배너 제작’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데이터 팔던 회사가, 직접 배너 제작을 한다고요? 왜요?
하고 싶었던 질문을, 지난 5월 27일 서울 신사동 어센트 AI 사무실에서 만난 박세용 어센트 AI 대표가 바로 답했습니다. 박 대표는 “(이번 서비스는) 인텐트 데이터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쇼케이스”라며, 이번 서비스는 리스닝마인드가 지난 10여년간 축적해온 리스닝마인드 닷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에이전트까지 나아가는 첫 걸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향후에는 에이전트 또한 고객이 되는 미래를 가정하는 동시에, 마케팅을 위해 움직이는 팀 에이전트를 제공한다는 게 어센트 AI의 목표입니다.
“왜 갑자기 배너를 만드냐고요”
“모든 에이전트 제작에는 실제 소비자의 욕구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걸 직접 시연하려 합니다.”
박 대표가 사무실에서 처음 선보인 건 리스닝마인드.AI 위에서 움직이는 ‘광고 배너 제작 에이전트’입니다. 지난 1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리스닝마인드.AI에서는 광고 카피·배너 제작, 영상 콘티, 검색광고 키워드 매칭, 시장 조사 리포트 등 5개 안팎의 에이전트가 초기에 공개되었습니다.
한 번 구체적으로 보면요, 광고 배너 제작 에이전트는 어센트 AI가 축적해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타깃 고객에 맞는 이미지를 제작하는 에이전트입니다.
5월27일 서울 신사동에서 진행한 어센트 AI 인터뷰 중 AI 에이전트 타깃 세그먼트 시현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이날 박 대표가 제품 URL을 입력하자 제품명·브랜드·카테고리가 자동 추출되고, 다음 단계에서 어센트 AI 데이터를 끌어와 해당 카테고리에 관심을 보이는 타겟 세그먼트가 정리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후 사용자가 타겟을 고르면 그 타겟이 반응할 만한 카피가 생성되고, 이미지 모델을 선택하면 배너가 만들어지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이미지 생성이 아니라, 애드 브리프 제작이라고 박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종합광고대행사가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 작성하는 ‘에드 브리프(Ad Brief)’는 어떤 소비자를 왜 공략하기로 정리한 문서입니다. 리스닝마인드 AI는 사용자의 선택 과정에 따라 자동으로 애드 브리프를 작성해 줍니다.
맥락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박 대표는 “배너 한 장이 아니라, 왜 이 배너가 나왔는지를 함께 설명할 수 있는 상태로 일을 끝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원하는 레퍼런스를 넣으면, 그 레퍼런스의 스타일에 맞춰 생성하고요. 또 AI 생성 카피 또한 수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포토샵 수준의 디테일 조정을 의도적으로 넣지 않았습니다. “디테일 조정 기능이 많아지면 일반인이 쓰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5월27일 서울 신사동에서 진행한 어센트 AI 인터뷰 중 영상 콘티 제작 시현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영상 광고 에이전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상 자체를 만들지 않고, 타겟별 어프로치 전략과 컷별 시나리오·콘티까지의 기획 단계만 자동화합니다. 박 대표는 “프리프로덕션 미팅 단계까지 AI가 제작한다”고 말했습니다.
시장 조사 리포트 또한 짧은 시간 안에 제작 가능합니다. 카테고리를 넣으면, 시장 조사 리포트가 자동으로 출력되는 방식으로 잠재고객이 누구인지, 또 타깃을 정리할 수 있고, KBF까지 제시합니다. 박 대표는 “회사를 그만두고 온라인 셀러를 시작하는 분, 퇴직금 2억으로 사업을 고민하는 분이 가장 정보가 필요한 영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어센트 AI가 보는 미래 “에이전트도 고객될 것” **
기존 데이터와 컨설팅 사업을 넘어 배너와 이미지, 영상 콘티 생성 등까지 나아가는 이유 중 하나로 박 대표는 “리스닝마인드.AI는 쇼케이스”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는 “다양한 광고대행사가 에이전트를 만들면서 리스닝마인드 데이터를 이용하지만, 기존 고객사들이 데이터를 더욱 잘 사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쇼케이스를 선보이는 성격”이라며, “프로페셔널한 결과물 때문에 쓰시기도 하지만, ‘뭐가 달라지는구나’를 경험하게 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타깃 고객도 다각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지금 회사가 시작한 리스닝마인드.AI는 기존 운영해온 리스닝마인드 닷컴과 똑같이 리스닝마인드가 매일 수집한 소비자의 검색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니다.
기존 운영해온 리스닝마인드 닷컴은 이 데이터를 전부 제공한다면, 리스닝마인드.AI는 특정 업무에만 쓸 수 있도록 합니다. 그 덕분에 기존 리스닝마인드닷컴에 비해 가격도 월 3만원에 일정 포인트가 지급되고, 사용량만큼 포인트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저렴해졌고요. 어센트 AI는 중소형 셀러나 마케팅팀이 크지 않은 중소기업 등이 리스닝마인드.AI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른 AI 배너 제작 서비스와도 분명한 차별점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카피라이터 에이전트입니다. 박 대표는 “AI에 시키면 다 똑같이 나온다는 인식 자체가 틀렸다”며 “카피라이터마다 스타일이 있고, 똑같은 검색광고를 만들어도 제일기획과 에코마케팅의 결과물은 다르다. 에이전트들도 그런 유격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향후 현업 광고대행사 마케터와 유명 카피라이터를 직접 초대해 자기 이름을 건 에이전트를 만들도록 하는 방안도 준비 중입니다. 박 대표는 “결국 앱스토어 같은 플랫폼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센트 AI는 데이터 수집 또한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소비자의 검색 행동 데이터를 수집했다면요, 이제는 AI 오버뷰 페이지 데이터와 LLM 응답 데이터도 모으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다른 회사도 돈만 있으면 똑같이 만들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수집 자체는 가능해도 검색 데이터로 10여 년간 컨설팅을 해본 회사는 우리뿐”이라고 말했습니다. 페르소나 추출, 의사결정 경로 분석 같은 작업을 알고리즘화한 자체 파인튜닝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차별점으로 꼽았습니다.
어센트 AI의 에이전트가 차별점을 갖는 핵심도 결국 데이터에 있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AI 시대에는 환각이 없고 실질적으로 개성이 살아있는 데이터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시장에 나와 있는 대부분 에이전트가 ‘이메일 정리해줘’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결과물은 결국 데이터와 노하우가 엮여서 나오는 것이고, 그 노하우는 사람마다 다르다. 진짜 업무를 풀려면 개별 업무 단위로 스킬이 정의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나오는 리스닝마인드.AI에서 사용자 평가를 받으며 살아남은 에이전트들의 스킬셋이, 결국 팀 에이전트의 개별 구성원에게 붙는 구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센트 AI는 중장기적으로 마케팅 업계의 고객이 인간 뿐만 아니라 에이전트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는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신해 의사결정하는 상태가 될 것”이라며, “그렇다면 더 중요한 건 인간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들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닷컴이 기업 내 사람의 의사결정을 돕는 서비스라면, 닷AI는 같은 데이터를 에이전트에게 공급해 에이전트가 인간을 위한 의사결정을 더 잘 하도록 돕는 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이를 위해 리스닝마인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팀 에이전트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에이전트를 골라 팀으로 묶고,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인터페이스에서 그 팀과 대화하며 일을 시키는 방식입니다.
한편, 한국, 일본, 미국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어센트 AI는 올해 한국과 일본 시장의 매출을 더욱 키우고, 6월부터 미국 고객을 개척할 계획입니다. 올해 안에 독일·영국 데이터가 열리고, 2030년까지 20개국 확장이 목표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