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AI금융비서 넘어 AI에이전트 은행으로…웰컴저축은행의 실험

Published: (June 13, 2026 at 05:00 AM EDT)
27 min read

Source: Byline Network

“엄마한테 5만원 보내줘.”

모바일뱅킹에서 이체를 하기 위해 메뉴를 찾고 계좌번호와 금액을 입력하던 과정이 대화 한마디로 바뀌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올해 3월 저축은행권 최초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대화형 서비스 ‘AI금융비서’를 출시했다. 고객이 자연어로 요청하면 AI가 의도를 분석해 계좌 조회, 거래내역 확인, 이체 등 필요한 금융 업무를 수행하는 서비스다.

AI금융비서는 기존 모바일뱅킹의 복잡한 이용 구조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 모바일뱅킹은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직접 찾아 이동하고 계좌번호와 금액, 인증 정보를 단계별로 입력해야 하는 방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원하는 기능을 찾지 못하거나 반복적인 입력 과정에 피로를 느껴 거래를 중단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웰컴저축은행은 고객이 금융 서비스를 보다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도입했다.

가장 많이 사용된 기능은 이체 서비스로 전체 이용의 44%를 차지했다. 이어 계좌정보조회(26%), 거래내역조회(16%), 메뉴 이동(12%)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메뉴 이동 기능 비중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점은 고객이 직접 메뉴를 탐색하기보다 AI에게 원하는 기능을 요청하는 방식에 익숙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금융비서의 재이용 고객 비율은 86% 수준이다.

AI금융비서는 금융권 특유의 규제 환경도 고려해 개발됐다. 고객 금융정보의 외부 반출이 제한되는 망분리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LG AI연구원의 ‘엑사원(EXAONE)’ 기반 소형언어모델(SLM)을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사내 서버에 구축했다. 이를 통해 고객 금융정보가 외부 클라우드로 전송되지 않도록 설계했다.

서비스 출시 이후 현재까지 이체 오인식과 관련한 고객 문의는 접수되지 않았다. 또한 서비스 내 고객 피드백 기능에서는 이용자의 약 70~80%가 긍정 평가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AI금융비서는 예·적금 등 수신 고객 중심으로 기능이 구성돼 있지만 서비스 출시 이후 여신 관련 문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출 가능 여부와 상품 조건, 금리 관련 질문 비중이 높게 나타나면서 웰컴저축은행은 여신 기능 확대를 우선 과제로 검토하고 있다. 사전 한도 조회와 대출 상담 기능 등을 순차적으로 도입해 고객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상품 관련 문의 역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단순 상품 조회를 넘어 고객의 상황과 이용 패턴에 기반한 맞춤형 상품 안내와 추천 기능을 강화해 AI금융비서의 역할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AI금융비서를 단순 조회·이체 서비스를 넘어 ‘AI 에이전트’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고객이 “대출 상품이 뭐가 있어?”라고 질문하면 상품 탐색부터 사전 한도 조회, 필요 서류 안내, 신청 단계까지 하나의 대화 흐름 안에서 처리하는 형태다.

웰컴저축은행은 이러한 AI 서비스 개발이 가능했던 배경으로 기술 내재화 전략을 꼽는다. 전체 임직원 약 600명 가운데 100명 이상이 IT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주요 서비스를 외부 프로젝트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개발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김아론 AICT이노베이션테크 팀장과 전진영 플랫폼사업 팀장을 만나 AI금융비서 개발 과정과 향후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 AI****금융비서를 출시하게 된 배경과 각 역할은 **

기존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대부분은 정형화된 메뉴 구조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AI를 금융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고객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AI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고객 대상 AI 서비스는 주로 챗봇 형태에 머물러 있었고, 규제 환경으로 활용 범위도 제한적이었다.

서비스 기획 단계에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논의하는 브레인스토밍 과정을 거쳤다. 금융권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와도 규제 때문에 어렵다는 판단이 먼저 나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규제나 제약을 우선 고려하기보다 고객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아이디어를 발굴했다. 초기에는 고객이 자연어로 입력한 내용을 AI가 이해해 기존 입력창에 자동으로 채워주는 수준의 기능을 구상했다.

기존에도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 경험은 있었지만, 생성형 AI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실제 금융 거래 영역에 적용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특히 이체 서비스는 정확성과 신뢰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영역인 만큼 기술적으로도 상당한 도전 과제였지만, 이를 통해 생성형 AI의 금융 서비스 적용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AI금융비서 개발 전 과정은 내부 인력 중심으로 자체 수행했다. 모델 구축부터 학습, 운영까지 전반적인 파이프라인을 직접 설계하고 운영하면서 기술 내재화 수준을 높일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이 축적되면서 AI 기술을 금융 서비스에 적용하는 데 대한 자신감도 커졌다.(김아론)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고민은 고객들이 실제로 사용할지 여부였다. 단순히 새로운 기능을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한 번 사용한 뒤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돼야 했다. 기능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도 사용 편의성과 재이용률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저축은행 고객층은 상대적으로 중장년층 비중이 높은 편이다. 앱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때도 큰 글씨를 제공하는 간편 모드나 접근성 기능을 함께 고려해야 했다. 하지만 고객이 직접 메뉴를 찾고 화면을 탐색하는 과정 자체를 줄일 수 있다면 이러한 고민도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봤다. 고객이 원하는 내용을 말하거나 입력하면 AI가 의도를 이해해 필요한 업무를 처리해 주는 방식이 더 직관적이고 편리한 금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플랫폼사업팀은 서비스 기획 단계에서 업무 프로세스 설계와 정책 정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사용자 경험(UX) 구성 전반을 담당했다. 특히 AI 서비스라면 사용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필요한 기능을 연결하는 과정이 한 화면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고객이 원하는 내용을 입력하면 AI가 의도를 분류하고 적절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흐름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설계를 진행했다.(전진영)

– 저축은행에게 AI는 왜 중요한가

시중은행들은 전국적으로 많은 영업점과 고객 접점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저축은행은 영업망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고 수도권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비대면 채널 경쟁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오래전부터 비대면 서비스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관련 역량을 강화해 왔다.

특히 모바일뱅킹 앱 안에서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AI는 고객에게 보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전)

웰컴저축은행이 그간 IT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한 것도 디지털 전환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과거에는 ‘디지털 뱅크’를 목표로 IT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AI 뱅크’로 방향성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특히 AI 기술을 금융 서비스 전반에 접목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AI금융비서 역시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에서 추진된 서비스다.

과거 웰컴저축은행이 디지털뱅크를 표방했을 때만 해도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았다. 저축은행이 디지털 전환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고, 사고 발생 시 책임 문제를 걱정하는 시각도 존재했다. 하지만 현재는 디지털 서비스 경쟁력 측면에서 웰컴저축은행이 업계 내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저축은행만이 아니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빅테크 기업까지 모두 경쟁 대상으로 보고 있다. (김)

– AI****금융비서에 대한 고객 반응은

AI가 금융 거래를 처리한다는 점에서 일부 고객들이 부담이나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이체와 같이 금전이 직접 움직이는 업무인 만큼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로 한 번 사용해 본 고객들은 높은 비율로 재이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초기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TV 광고와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전)

저축은행 고객층의 특성을 고려하면 AI금융비서가 제공하는 편의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모바일 앱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 고객들도 적지 않은데, AI금융비서는 복잡한 메뉴를 찾지 않고 원하는 내용을 말하거나 입력하는 것만으로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개발 초기에는 음성인식(STT) 기능을 실제 고객들이 얼마나 활용할지 의문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편리하게 이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포용금융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몸을 사용하기 불편하거나 모바일 앱 조작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도 음성이나 텍스트를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단순히 음성 명령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연결해 주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 앱들은 화면을 단순화하는 과정에서 메뉴가 깊숙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원하는 기능을 찾기 위해 검색을 하거나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

– 고객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표현과 발화는 어떻게 인식하나

고객의 표현 자체가 아니라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일한 서비스를 요청하더라도 고객마다 사용하는 단어와 표현이 모두 다를 수 있기에, AI가 문장의 의미를 분석해 어떤 기능을 원하는지 판단하도록 설계했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테스트와 고도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개발 과정에서는 직원 대상 테스트뿐 아니라 여러 유관 부서와 함께 검증 작업을 수행했다. 서비스 담당자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용어와 실제 고객이 사용하는 표현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어떤 방식으로 질문하더라도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발화 사례를 수집하고 반영했다.

실제로 예상하지 못한 표현들도 적지 않았다. 가령 “돈 쏴줘”와 같은 식이다. 고객들은 동일한 기능을 요청하면서도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질문하는데, 이러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반영하면서 인식 정확도를 높여 왔다. 향후 다국어 기능까지 확대된다면 외국인 고객들도 보다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 향후 ****AI ****에이전트를 도입하면 고객 경험은 어떻게 달라질까 **

현재의 AI금융비서는 고객의 요청을 이해하고 특정 기능을 실행하는 단계다. 향후에는 업무별로 특화된 AI 에이전트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이 하나의 창에서 원하는 내용을 말하거나 입력하면 AI가 의도를 파악한 뒤 적절한 에이전트를 호출하고, 해당 에이전트가 내부 시스템과 데이터를 활용해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고객이 대출 상담을 원할 경우 AI는 단순히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먼저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을 안내하고, 사전 한도 조회가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한 뒤 필요한 정보와 제출 서류를 안내할 수 있다. 이후 고객이 관련 정보를 제출하면 AI가 이를 바탕으로 사전 한도를 확인하고 다음 절차를 안내하는 방식이다.

궁극적으로는 고객이 “대출을 받고 싶다”는 의사만 전달하면 상품 탐색부터 한도 조회, 서류 안내, 신청 단계까지 하나의 대화 흐름 안에서 이어지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AI 에이전트가 필요한 기능과 데이터를 스스로 연결하고 실행하면서 고객은 복잡한 절차를 일일이 찾아다닐 필요 없이 원하는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

**– 웰컴저축은행은 최근 ****‘AI 뱅크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어떤 모습의 은행을 그리고 있나

궁극적으로는 고객이 사용하는 AI 서비스와 내부 임직원이 활용하는 AI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고객이 활용하는 AI금융비서뿐 아니라 사무실 업무를 지원하는 다양한 AI도 에이전트 형태로 발전시켜 하나의 AI 생태계로 융합하는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

AI 에이전트 체계가 구축되면 필요한 정보와 기능을 각 에이전트가 적재적소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정보가 포함된 데이터와 비식별·익명화된 데이터를 안전하게 분리하고 관리하는 체계가 중요하다. 향후 망분리 규제 완화와 혁신금융 환경 변화에 맞춰 이러한 기반도 함께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김)

고객이 앱을 실행했을 때 복잡한 메뉴 대신 하나의 대화창을 통해 금융 업무를 처리하는 환경을 지향하고 있다. 고객은 원하는 내용을 자연어로 이야기하고, AI 에이전트는 이를 이해해 필요한 서비스와 데이터를 연결해 업무를 수행하는 형태다. AI금융비서에서 AI 에이전트로의 진화는 이러한 미래 금융 경험을 구현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전)

**– AI **활용이 웰컴저축은행 전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AI는 직원들의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초기에는 사내 문서 검색이나 업무 지원과 같은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신용평가모형(CSS), 리스크 관리, 데이터 분석 등 보다 핵심적인 금융 업무 영역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도 일부 영역에서는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 역시 중요한 효과다. AI를 통해 반복 업무를 줄이고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면 그만큼 확보된 자원을 새로운 서비스 개발이나 고객 경험 개선에 투입할 수 있다. AI금융비서와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도 이러한 생산성 향상이 뒷받침될 때 더 빠르게 고도화될 수 있다고 본다.

내부적으로는 단순히 은행 업무에만 집중하는 조직이 아니라 디지털 기술과 AI를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 겉으로는 디지털뱅크, AI뱅크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술을 내재화한 금융 서비스 기업으로 변화하는 것이 목표다. (김)

과거에는 고객이 콜센터에 직접 문의하거나 불만을 제기해야만 니즈를 파악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는 많은 고객들이 불편함을 느껴도 별다른 의견을 남기지 않고 서비스를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AI금융비서는 고객과의 대화가 데이터로 축적되기 때문에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부분에서 불편을 느끼는지 보다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가령 고객이 특정 기능을 반복적으로 요청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패턴이 발견되면 이를 서비스 개선에 반영할 수 있다. 기존에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고객 니즈를 실시간에 가깝게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AI는 단순히 업무를 자동화하는 도구를 넘어 고객과 조직을 더욱 가깝게 연결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객의 요구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빠르게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서비스 개발과 개선 속도 역시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

Lsm@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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