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비트 TIP] 미공표 저작물도 회사의 저작물이 될 수 있을까? 업무상저작물의 귀속 기준

발행: (2026년 5월 15일 PM 12:31 GMT+9)
11 분 소요
원문: Platum

출처: Platum

지난 글에서는 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된 업무상저작물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초안, 미게재 사진, 개발 중인 프로그램과 같은 미공표 저작물의 경우, 그 권리가 회사에 귀속되는지 아니면 실제 작성한 직원에게 귀속되는지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미공표 저작물의 저작자 귀속을 둘러싼 논의

과거 저작권법은 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된’ 저작물에 한정하여 업무상저작물로 인정하고 있었고, 이에 따라 아직 공표되지 않은 저작물은 누구의 저작물인지가 불분명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저작권법 제9조가 미공표 저작물에도 적용되는지에 대하여 긍정설과 부정설의 두 가지 견해가 있었습니다.

긍정설

긍정설은 저작권법 제9조에서 말하는 공표는 현실적으로 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한 것뿐만 아니라, 아직 공표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가 예정되어 창작되었다면 이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예컨대 최종 편집과정에서 지면(紙面)에 게재하지 않기로 결정된 신문기사도 당초 신문사 명으로 공표할 것을 전제로 하여 작성된 이상 업무상저작물이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신문사 사진부 카메라맨이 재직 당시에는 공표되지 않았던 사진을 퇴직 후에 공표하는 경우에도 신문사 측은 당초에 신문사 명의로 공표가 예정되어 있었다는 점을 내세워 업무상저작물이라는 주장을 할 수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부정설

이에 반하여 부정설은, 개정 전 저작권법의 법문이 ‘공표되는 것’이 아니고 ‘공표된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업무상저작물이 되기 위해서는 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된 것에 한하며, 공표되지 않은 것은 일반원칙에 따라 작성자가 저작자로 된다고 해석하였습니다. 따라서 신문사의 사진부 기자가 신문에 게재하기 위하여 많은 사진을 촬영하였어도 신문에 게재되는 것은 그 중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게재되지 않았다면 게재되지 않은 나머지 사진들은 그 사진기자가 저작자로 된다고 보았습니다.

저작권법 제9조(업무상저작물의 저작자)
법인등의 명의로 공표되는 업무상저작물의 저작자는 계약 또는 근무규칙 등에 다른 정함이 없는 때에는 그 법인등이 된다. 다만,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이하 “프로그램”이라 한다)의 경우 공표될 것을 요하지 아니한다.

  • ‘공표된’에서 ‘공표되는’으로 바뀐 저작권법

우리나라 저작권법 제9조에 해당하는 일본 저작권법 제15조 제1항은 우리나라 개정 전 저작권법 규정의 법문과는 달리 ‘공표된 것’이라고 하지 않고 ‘공표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긍정설은 일본법의 해석론으로서는 타당할지 몰라도, 법 개정 전의 우리나라와 같이 법문상 명백하게 ‘공표된 것’이라고 과거형을 쓰고 있는 법제 아래에서는 채택하기 어렵다는 것이 유력한 견해였습니다. 특히 저작권법 제9조는 예외적인 규정으로서 가급적 제한적으로 축소·해석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본다면 부정설의 입장에 설 수밖에 없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현행 저작권법은 이러한 학설상의 견해 대립을 고려하여 ‘공표된’을 ‘공표되는’으로 문구를 수정하였습니다. 개정된 저작권법은 미공표 상태에 있다고 하더라도 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할 것을 예정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것 역시 법인 등을 저작자로 보는 것이 법적 안정성을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공표된’을 ‘공표되는’으로 변경하여 권리관계를 명확히 하였습니다. 따라서 종전 저작권법에서와 같은 해석상의 논란은 더 이상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 프로그램저작물에 별도 기준이 적용되는 이유

한편, 프로그램저작물의 경우에는 업무상저작물이 성립하는 데 있어서 아예 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될 것을 요하지 않습니다(저작권법 제9조 단서). 이는 프로그램의 경우, 개발 과정에서 공표를 예정하고 있지 않은 많은 시험용 버전들이 만들어질 수 있는데 이러한 프로그램에 대하여 업무상저작물의 성립을 인정하지 않으면 결국 이를 종업원의 저작물로 볼 수밖에 없고, 그 경우 최종적으로 완성되어 공표된 프로그램과 중간 프로그램 사이에서 저작권 상호간의 충돌이 일어나는 등 혼란이 발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공표되지 않고 다른 프로그램의 일부로 사용되거나 또는 영업비밀로서 보호받기를 원하는 경우도 많다는 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업무상저작물 해당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해당 저작물이 회사의 기획 아래 작성되었고, 회사 명의로 공표될 예정이었는지가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특히, 기업 내부에서 작성되는 기사, 사진, 디자인 시안, 보고서, 소프트웨어 코드 등은 외부 공개 전 단계에서도 권리 귀속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는 계약서, 내부 규정, 프로젝트 문서 등을 통해 저작물의 작성 경위와 권리 귀속 관계를 명확히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업무상 저작물을 둘러싼 법적 쟁점은 생각보다 기업 현장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공표 여부, 작성 경위, 업무 지시 체계, 개발 구조 등이 저작권 귀속을 가르는 변수가 됩니다. 특히 소프트웨어처럼 공표를 전제하지 않는 산출물이 쌓이는 환경에서는 계약서 문구만으로는 권리관계를 온전히 설계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비트 TIP(Technology, Intellectual Property)팀은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과 한국저작권법학회 회장을 역임한 오승종 고문변호사를 필두로, 한국저작권위원회 주관 오픈소스 SW 라이선스 전문교육 강의를 진행하는 등 저작권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실무 경험을 갖춘 안일운 파트너 변호사, 저작권 소송과 자문을 다수 수행한 전용환 수석변호사 등 저작권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업무상저작물 해당 여부 검토, 업무상 저작물의 권리 귀속 구조 설계, 개발 과정에서 생성되는 프로그램 저작권 관계 정립에 이르기까지, 기업이 실무에서 마주하는 저작권 문제 전반에 걸쳐 구조 설계 단계부터 분쟁 대응까지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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