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스토리 #519] “쿠폰이 아니라 자산입니다” – 2017년 대만 선불권 위기에서 탄생한 서비스
Source: Platum

앤드류 호 3TGDS 대표 (c)플래텀
바우처를 디지털 자산으로 바꾼 3TGDS의 아시아 횡단기
2017년, 대만에서 여러 헬스장·웰니스 업체가 선불 바우처를 발행해 소비자에게 판매했지만, 업체들이 연이어 파산하면서 소비자는 돈을 냈지만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 대규모 민원이 정부로 쏟아졌고, 대만 정부는 디지털 바우처와 티켓을 신탁(trust) 구조 안에서 운영하도록 규제를 도입했다. 바우처 대금의 소유권은 발행사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있으며, 실제 사용 시에만 정산이 이루어진다.
3TGDS(Trust, Travel, Ticket Global Distribution Switch)는 이 규제의 한복판에서 2020년 대만에 설립돼 정부와 협력해 신탁 기반 e‑바우처 시스템을 구축했다. 2023년에는 싱가포르에 지주회사를 설립해 글로벌 비즈니스와 자금 이동에 유리한 거점을 마련했다.
앤드류 호(Andrew Ho) COO는 대만 출신으로 싱가포르에서 근무하며 2023년에 3TGDS에 합류했다. 그는 “국경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라지지 않으니까 연결해야 한다”며 신뢰를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3TGDS에서 3T는 Trust, Travel, Ticket을 의미합니다. 그중에서도 Trust가 가장 핵심이에요.”
바우처는 마케팅 도구가 아니다
e‑바우처를 단순히 할인·프로모션 수단으로 보는 시각과 달리, 3TGDS는 디지털 가치·디지털 자산으로 다룬다.
- 소비자가 바우처를 구매하면 금액은 신탁 은행에 보관된다.
- 발행사·유통사·3TGDS는 그 돈에 손댈 수 없으며, 바우처가 실제 사용(리딤)될 때만 정산이 이루어진다.
- 발행사가 파산해도 소비자의 돈은 보호된다.
한국에서도 e‑커머스 초기 선불 결제 사기가 있었지만, 신뢰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대만에서 검증된 이 구조를 국경을 넘어 적용하려면 언어·통화·결제·규제 등 다양한 장벽을 넘어야 한다.
연결 구조
- 가맹점 – 자체 e‑바우처 발행 기술이 없는 경우, 3TGDS가 SaaS 형태로 발행 기능을 제공.
- 유통 채널 – API 연동을 통해 기존 시스템을 변경하지 않고 바우처를 취급. 자체 브랜드·앱은 만들지 않으며, B2B 인프라에 집중.
- 은행·핀테크 파트너 – 신탁 은행을 통해 자금 보호와 정산을 담당.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 50개 이상의 유통 채널과 연동돼 있다. Shopee, Airwallex, 동남아 주요 통신사·인도네시아 통신 사업자 등과 파트너십을 맺어 약 25만 개 규모의 e‑바우처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수출부터, 수입은 그다음
한국은 e‑바우처·쿠폰 생태계가 세계적으로 발달한 시장이지만, 강력한 로컬 플레이어가 존재해 진입 장벽이 높다.
“로컬 시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존 사용자 경험을 바꾸려 해서는 안 됩니다.”
수출 단계
- 한국 브랜드 160개의 바우처를 3TGDS 플랫폼을 통해 싱가포르·대만·일본 등으로 제공.
- AI 기반 번역·통화 전환·결제 처리를 지원해, 현지 언어·통화로 한국 바우처를 구매하고 한국에서 사용 가능하도록 함.
수입 단계
- 아시아 25만 개 바우처 네트워크를 한국의 은행·이커머스·모바일 사업자와 연결.
- 파트너는 기존 시스템을 변경하지 않고 API만 연동하면 된다.
궁극 목표는 신탁 기반 바우처·티켓 유통 인프라를 구축해, 어느 나라에서든 신탁 은행을 통해 보호받는 구조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장벽이 곧 해자
아시아 시장은 언어·문화·시스템이 다양해 국경을 넘는 협업이 어렵다. 그러나 3TGDS는 같은 아시아 안에서 사업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한다.
“미국·유럽 기업들이 이 장벽을 하나하나 넘으려면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저희는 같은 아시아 안에서 언어·문화·시장 구조 차이를 현실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핵심 시장: 한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장기적으로는 중국). 한국 인바운드 여행객의 약 60%가 이들 아시아 국가에서 온다.
또한, 자체 앱을 만들지 않는 전략은 기존 강력한 현지 플레이어와 인프라를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미래 전망
AI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분산형 디지털 바우처 구조를 준비 중이다. 바우처는 블록체인에 기록돼 구매·사용·양도 이력이 투명하게 남으며, 앱이 사라져도 자산으로 존재한다.

사진=3TGDS 제공
한국에서 배운 것
초기에는 한국을 글로벌 비즈니스 실험 정도로만 생각했지만, K‑스타트업 그랜드챌린지(KSGC) 프로그램 참여 후 인식이 바뀌었다. KSGC는 중소벤처기업부가 해외 유망 창업기업을 발굴·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 한국 파트너들과의 대화에서 문제와 해결책이 겹친다는 점을 확인.
- 제품·기술 중심에서 안정성·투명성·장기적 신뢰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
구체적인 개선 사항
- 원화(KRW) 가격 체계와 다국어 가맹점 페이지 추가.
- OTA·통신·핀테크 연동을 위한 컴플라이언스 요건 반영.
- 파트너 온보딩 프로세스와 문서 체계 정비.
한국 로컬 플랫폼은 모바일 결제와 바우처가 깊이 통합돼 있어 외부 연동에 한계가 있었다. 3TGDS는 크로스보더 역할에 집중해, 한국 바우처를 해외 여행객에게 안전하게 유통하고, 한국 브랜드가 아시아태평양 시장으로 확장하도록 돕는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2026년 1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한국어 인력을 채용해 파트너 관리·비즈니스 개발 전담 조직을 구축했다. 현지 법무·세무·기술 자문사와도 협력 체계를 마련했다.
운영상의 과제(시차·커뮤니케이션·의사결정 속도)는 명확한 책임 주체 설정과 본사·현지 파트너 간 정기적인 크로스팀 미팅으로 해결하고 있다. 향후 KSGC에 참여할 스타트업에게도 “현지 커뮤니케이션 체계와 내부 프로세스를 먼저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향후 목표
- 한국 주요 은행·핀테크 파트너와 협력해 신탁 기반 구조를 실제 론칭.
- 한국과 동남아시아 사이에 안전하고 확장 가능한 크로스보더 e‑바우처 흐름 구축.
“1년 뒤 성공의 모습은, 여러 한국 엔터프라이즈 파트너들이 3TGDS 플랫폼에서 실제 캠페인을 운영하고, 수십만 건 규모의 크로스보더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파트너들의 기대는 3TGDS가 미래를 향한 올바른 방향이자 생태계가 되길 바라는 것이다. 그는 “현금이 하나의 자산이듯, e‑바우처도 미래에는 개인 자산의 한 형태로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가 배운 교훈은 대만에서 8년이 걸린 과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