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청각장애인에겐 수어가 모국어”…카카오뱅크가 AI로 금융장벽 낮추는 법

발행: (2026년 2월 19일 오전 11:03 GMT+9)
17 분 소요

Source: Byline Network

AI 수어 상담 서비스 개요

카카오뱅크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청각장애인 고객의 금융 접근성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단순한 서비스 추가가 아니라, 금융정보 전달 방식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다. 카뱅은 올해 1월 ‘AI 수어 상담 서비스’를 정식 오픈했다. 카뱅 애플리케이션(앱) ‘고객센터’ 메뉴에서 ‘수어 상담’을 선택하거나, AI 검색창에 수어 상담 등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별도의 전용기기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서비스 사용이 가능하다.

수어는 일반적인 한국어와 문장 구조와 표현 방식이 달라, 텍스트 위주의 금융 안내만으로는 복잡한 금융 용어나 절차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카뱅은 이러한 언어적 차이에서 비롯되는 정보 접근의 간극을 줄이는 데 주력했다. 특히 은행권 최초로 모바일 앱 내 ‘자주 묻는 질문(FAQ)’에 대한 수어 상담 서비스를 기본 탑재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를 통해 청각장애인 고객은 계좌 개설, 카드 발급, 앱 이용 방법 등 주요 금융 관련 문의를 수어로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자연어 처리(NLP) 모델을 적용해 한국어 질문과 답변을 수어 문법에 맞는 구문으로 자동 변환했다. 방대한 금융 정보를 수어 체계에 맞게 재구성했으며, 모든 콘텐츠는 수어 전문가의 교차 검증을 거쳐 정보 전달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확보했다. 또한 생성형 AI 기반 ‘실사형 AI 아바타’를 도입해 이용 경험을 개선했다. 수어는 손동작뿐 아니라 표정, 시선, 입 모양 등 비수지 신호(Non‑Manual Signals, NMS)가 의미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사형 AI 아바타는 실제 사람과 유사한 자연스러운 표정과 동작을 구현해, 실제 수어 통역사와 소통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카뱅은 청각장애인 고객이 타인의 도움 없이도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자립형 금융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금융 정보를 쉽게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서비스 기획을 총괄한 신진상 CS(고객서비스) 플랫폼기획팀장을 만나 개발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AI 수어 상담 서비스는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나

AI 수어 상담은 ‘청각장애인에게 가장 익숙한 언어는 텍스트가 아니라 수어’라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수어는 일반적인 국문과 문법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그동안 청각장애인 고객은 문자 위주의 금융 안내만으로는 복잡한 금융 용어와 절차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모바일 중심으로 금융이 빠르게 전환되는 환경에서, 이러한 정보 접근성 격차를 해소하지 못하면 디지털 전환이 새로운 금융 사각지대를 확대할 위험이 있었다. 카카오뱅크는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금융 정보를 쉽게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향점을 바탕으로, 가장 많은 청각장애인 분들이 사용하는 언어인 수어로 금융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채널을 제공하고자 AI 수어 상담을 기획했다.

AI는 어떤 역할을 했는지

AI 수어 상담의 핵심은 한국어 기반 금융 정보를 한국수어(KSL) 문법에 맞게 자동으로 변환하는 자연어 처리(NLP) 기술이다. 한국어 답변을 AI 모델이 의미 단위로 분석한 뒤, 수어 문법과 표현 구조에 맞는 구문으로 재구성한다.

이 과정에서 방대한 금융 안내 문장을 수어 체계에 맞게 다시 쓰고, 금융 특유의 전문 용어와 절차 설명이 수어로도 자연스럽게 전달되도록 설계했다. 변환된 결과는 수어 전문가와 청각장애인 사용자들의 교차 검증을 거쳐 정확성을 확인한 뒤, 실사형 AI 아바타를 통해 수어 영상으로 구현된다.

기술 부분은 카뱅의 협력사인 수어 서비스 전문기업 ‘케이엘큐브’의 도움을 받아, NLP 기반 한국수어 변환 기술을 적용했다.

수어 상담을 설계하면서 지키고자 한 원칙

  • 정보 완전성·정확성 유지 – 금융 정보는 단어 하나, 문장 구조 하나에 따라 고객의 이해와 실제 거래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단순 번역이 아니라 수어 사용자 관점에서 의미가 온전히 전달되는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 핵심 요소 절대 생략 금지 – 텍스트를 수어 문법에 맞춰 재구성하더라도, 조건·유의사항·절차 단계 등 금융 정보의 본질적인 요소는 절대 생략하지 않는다.
  • 포용금융의 기본값 – 이번 서비스가 청각장애인을 위한 ‘별도’ 금융이 아니라, 카뱅이 지향하는 포용금융의 ‘기본값’임을 명확히 하고, 접근성 개선을 지속 과제로 다룬다.

AI 수어 상담을 카카오뱅크 앱 고객센터 안에 구현한 이유

청각장애인 고객이 다른 고객과 동등하게 동일한 앱 환경에서 상담을 이용할 수 있는 ‘기본 서비스’가 되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카뱅은 은행권 최초로 모바일 앱 내 FAQ 방식의 수어 안내를 기본 탑재해, 별도의 전용 앱이나 기기 없이 기존 고객센터 흐름 안에서 수어 안내를 이용하도록 설계했다.

앱 ‘고객센터’ 메뉴에서 ‘AI 수어 상담’을 선택하거나, ‘AI 검색’ 창에 관련 키워드를 입력하면 바로 접속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고객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순간에 자연스럽게 수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모바일 환경에서 시간·장소 제약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점 역시,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카뱅이 가진 강점을 청각장애인 고객에게 그대로 확장하는 목표와 일치한다.

청각장애인 고객의 실제 앱 사용 흐름을 설계에 어떻게 반영했나

  • 주요 문의 주제 선정 – 청각장애인 고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계좌 개설, 카드 발급, 앱 이용 방법’ 등 기본 금융 이용 항목을 중심으로 FAQ를 구성했다.
  • 진입점 통합 – 고객센터 메뉴 안에 독립적인 ‘AI 수어 상담’ 진입점을 두고, AI 검색창에서 ‘수어 상담’ 키워드 입력 시에도 동일 화면으로 연결되도록 설계했다.
  • 시각 중심 UI – 수어는 시각적 집중이 중요한 언어이므로, 텍스트는 보조 수단으로 두고 핵심 정보는 AI 아바타 수어 영상을 최상단에 배치했다.
  • 단순 흐름 – 탭을 많이 이동하지 않고 ‘질문 → 선택 → 시청’이라는 단순 패턴만으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흐름을 최소화했다.

실사형 AI 아바타를 채택한 이유는 수어가 손동작뿐 아니라 표정·시선·입 모양 등 비수지 신호까지 의미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생성형 AI 기반 실사형 아바타는 실제 사람과 유사한 자연스러운 표정과 동작을 구현해, 청각장애인 고객이 마치 수어 통역사와 상담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금융 정보에 대한 신뢰 형성과 이해도 향상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서비스 도입 반응

서비스 준비 과정에서 청각장애인 사용자들의 실제 이용 피드백을 받아 개선했다. 주요 긍정적인 반응은 다음과 같다.

  1. 수어 중심 설계에 대한 높은 만족감 – 기존 서비스는 텍스트 기반 UI에 수어 통역을 추가하는 방식이었지만, AI 수어 상담은 처음부터 수어를 메인으로 사용하는 전용 메뉴를 제공해 사용자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온전히 자신을 위한 서비스로 인식했다.
  2. 실사형 아바타를 통한 이질감 해소 – 과거 3D 그래픽 아바타는 움직임·표정이 부자연스러워 이질감을 주었으나, 실사형 아바타는 사람과 소통하는 듯한 친숙함과 자연스러움을 제공해 심리적 거리감을 크게 줄이고 서비스 몰입도를 높였다.

AI 수어 상담은 지난해 12월 챗봇·검색 기능을 통한 시범 운영을 거쳐, 올해 1월 앱 고객센터 내 정식 서비스로 전환됐다. 현재는 초기 도입 단계이며, 시범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 패턴·문의 유형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향후 범위 확대와 고도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에게 AI 수어 상담은 어떤 의미인가

이번 서비스는 단순히 ‘상담 채널을 하나 더한’ 수준을 넘어, 금융 정보에 접근하는 기본 언어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비대면 금융은 문자·음성을 중심으로 발전했지만, 청각장애인 고객에게는 텍스트 위주의 안내만으로 동일한 이용 경험을 제공하기 어려웠다.

카뱅은 청각장애인 고객이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금융 업무를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자립형 금융 경험’을 뒷받침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기술을 활용해 금융 사각지대를 줄이고 포용금융을 실천하겠다는 카뱅의 방향성을 구체적인 서비스 형태로 구현한 사례이기도 하다.

서비스 도입을 계기로 고객센터 조직 내부에서도 취약계층의 이용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인식이 더욱 뚜렷해졌다. 카뱅은 웹 접근성 품질 인증을 매년 갱신하고, 장애인·고령자 등 다양한 고객층의 접근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왔다. AI 기술 활용과 접근성 관점을 접목한 사례로서, ‘접근성 혁신’을 지속 노력해 나가는 계기가 되었다.

향후 고객 접근성 강화를 위한 AI 활용 방향

카뱅은 AI 챗봇, AI 검색, AI 금융 계산기 등 일상적인 금융 이용을 돕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왔다. AI 수어 상담 역시 이러한 AI 기반 고객 경험 혁신의 연장선에 있다. 앞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향을 검토한다.

  • 다양한 이용자층 지원 – 청각장애인뿐 아니라 고령자·디지털 취약계층 등 다양한 고객의 이용 여정을 보완·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 접근성 혁신 지속 – 기술 기반 접근성 혁신을 지속해 금융 사각지대를 줄이고, 모든 고객이 금융 정보를 쉽게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 포용적 금융 환경 구축 –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금융 정보를 쉽게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는 포용적인 금융 환경을 만들기 위해 AI와 접근성을 결합한 서비스를 계속 개발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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