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AI 시대 경쟁력은 ‘콘텐츠’, 이유는?

발행: (2026년 5월 28일 PM 06:32 GMT+9)
12 분 소요

Source: Byline Network

네이버가 인공지능(AI) 시대 경쟁력으로 ‘콘텐츠’를 내걸었다. AI 모델이 상향 평준화되는 상황에서 결국 승패를 가르는 건 기술과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달렸다는 판단이다. 한국 이용자의 정보와 창작자 생태계에 축적된 방대한 사용자생성콘텐츠(UGC)는 네이버만이 지닌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된다. 이에 회사는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창작자 동반 성장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방침이다.

기술력과 콘텐츠는 네이버의 경쟁력 기반

김광현 네이버 최고데이터·콘텐츠책임자(CDO)는 2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AI 시대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1999년 시작한 검색 서비스부터 모바일 전환, 2010년대 영상 플랫폼 부상까지 네이버가 겪은 변화를 언급하며 “수많은 환경 변화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자체 콘텐츠와 기술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디렉토리 기반 검색 서비스로 출발했지만 웹문서만으로는 이용자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뉴스, 어학사전, 지식백과, 음악 검색 등을 결합한 통합 검색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후 지식인, 블로그, 카페 등 사용자 참여형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모바일 시대에는 스마트폰 확산 초기 검색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네이버 앱을 출시하고 서비스 최적화를 시도했고, 영상 검색이 성장하던 시기에는 생활 밀착형 정보 검색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네이버 AI 이미지

김 CDO는 AI 시대 핵심 경쟁력으로 기술력과 콘텐츠를 꼽았다. 생성형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모델 간 성능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이유다. 그는 스탠퍼드대 AI 보고서를 인용하며 “2023년 초기만 해도 모델 간 성능 격차가 컸지만 최근에는 비슷한 수준으로 수렴하고 있다”며 “모델 성능 차이는 결국 데이터를 통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용적인 AI 모델을 얼마나 잘 만들고, 고품질 데이터를 어떻게 확보·활용하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AI 모델의 기반이 되는 고품질 콘텐츠를 통해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미다. 네이버는 검색 서비스 고도화 과정에서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를 꾸준히 확대해왔다. 통합검색과 함께 지식인, 블로그, 카페 등을 중심으로 구축한 콘텐츠 생태계는 네이버 검색의 원동력이 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네이버 플랫폼에서는 약 2,000만 명의 창작자가 활동하고 있으며, 연간 6억 3,000만 건 이상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북미 최대 커뮤니티 레딧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양이다.

고품질 콘텐츠 육성을 위한 5년간 1조원 투자

이일구 네이버 콘텐츠서비스 부문장에 따르면 회사는 플랫폼에서 생성된 콘텐츠를 AI 서비스에 적극 활용 중이다. 그는 “AI 브리핑에서 인용되는 콘텐츠 중 70 %가 네이버 UGC이며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UGC를 잘 활용해서 품질을 높이고 이용자에게 인정받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콘텐츠가 AI 서비스 경험의 차이를 만든다”고 덧붙였다.

이일구 부문장 발표 이미지

네이버는 한 발 더 나아가 플랫폼 안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들의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해 5년간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 ‘네이버 메이트’를 마련해 AI 브리핑·AI 탭 등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 창작자를 선발해 보상하고 노출을 확대한다. 블로그, 카페, 지식인, 프리미엄 콘텐츠 창작자 가운데 3,000명을 선정한다. AI 서비스에서 많이 다루는 10개 분야·25개 주제를 기준으로 AI가 해당 콘텐츠를 얼마나 인용했는지를 평가한다. 선정된 창작자는 공식 엠블럼을 받으며, AI가 자신의 콘텐츠를 인용한 횟수를 검색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특정 주제를 검색했을 때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만 모아 노출하는 공간도 마련될 예정이다. 창작자 활동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도 병행한다. 기본 활동비로 매월 30 만원을 지급하고, 상위 10개 분야·10명에게는 월 300 만원, 분야별 최상위 1명에게는 1,000 만원을 지원한다. 총 지원금 규모는 연간 200 억원에 달한다. 베타 서비스 기간 지원금은 현금으로 지급되며 이후 조정될 수 있다.

김 CDO는 이 프로그램의 배경을 “구글이 레딧과 연간 약 800 억 규모 계약을 맺고 AI 학습용 콘텐츠 사용 대가를 지급하는 사례처럼 콘텐츠 가치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찾았다. 그는 “기존 방식은 기업 간(B2B) 콘텐츠 거래 중심이었지만, 네이버는 개별 창작자가 자신의 참여 결과와 지표를 바탕으로 직접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AI 답변으로 인해 창작자 유입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AI 답변 결과에서 창작자를 더 부각하고 지원 프로그램 역시 개별 창작자 중심으로 설계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AI 콘텐츠 인용 어뷰징 우려가 제기되었다. 김상범 네이버 검색플랫폼 부문장은 “단순히 글 위주가 아니라 해당 창작자가 정상적인 패턴으로 콘텐츠를 생산해왔는지도 주요 기준 중 하나”라며 “외부 콘텐츠는 창작자와 신뢰도를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 주제에 따라 서울대병원이나 국토교통부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의 콘텐츠는 적극 활용하려 한다”고 답했다.

그는 네이버 AI 검색의 주요 자산을 세 가지로 소개했다.

  1. 프로덕트 네이티브 대형언어모델(LLM) – 학습 데이터 구축 단계부터 서비스 중심 설계가 이루어지고, 서비스 출시 이후 이용자 데이터와 피드백을 바탕으로 업데이트되는 모델.
  2. 데이터와 툴 – 네이버 플랫폼 안에는 100억 건 이상의 데이터가 존재한다. 상품·업체 정보 DB, 이용자 리뷰, UGC 등 사용자 중심 콘텐츠가 축적돼 있다.
  3. 하네스 엔지니어링 – AI 모델을 안정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 제어하고 최적화하는 기술. 응답 속도·효율성·안정성을 보장한다.

김 부문장은 “범용 LLM이 일반적인 언어 추론 능력에 초점을 맞춘다면, 네이버의 목표는 완성도 높은 AI 검색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요리 과정에 비유해 설명했다. 데이터와 툴은 식재료·도구, 프로덕트 네이티브 LLM은 요리사의 지식, 하네스 엔지니어링은 손재주·일머리에 해당한다. 이 세 요소가 병행돼야 완벽한 요리, 즉 AI 검색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그는 네이버가 이 세 가지 요소에서 강점을 지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검색부터 상품 구매, 장소 예약까지 하나의 서비스 안에서 이용자 경험을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며, 사용자가 어떤 검색을 하고 어떤 상품을 비교·구매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해 대규모 언어모델과 하네스 엔지니어링 역량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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