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자동차 경험을 하나로”… 딜러 출신 창업자 강성근 대표가 만든 자동차 슈퍼앱, 차봇
폭스바겐 판매왕 출신 강성근 대표, 소비자 불편 해결 위해 차봇모빌리티 창업
- 외제차 딜러 90% 가입, 누적 거래액 1조3천억 원…자동차 생애주기 플랫폼 구축
- “자동차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이동 경험을 혁신하는 회사가 목표”
차 한 대를 사는 일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차량을 고르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금융 상품을 비교해야 하며, 사고가 나면 수리를 맡기고, 언젠가는 중고차로 판매해야 한다. 서비스는 제각각 흩어져 있고, 소비자는 매번 새로운 업체를 찾아야 한다. 강성근 차봇모빌리티 대표는 폭스바겐 전시장에서 외제차 딜러로 일하던 시절 이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신인왕과 판매왕을 모두 거머쥔 베테랑 영업사원이었지만, 고객들이 진짜 어려움을 겪는 지점은 차량 구매 이후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소비자가 믿고 맡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 문제의식은 결국 창업으로 이어졌다. 2016년 9월 설립된 차봇모빌리티는 신차와 중고차, 금융, 보험, 정비까지 자동차 생애주기 전반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창업 이듬해 3억 원 수준이던 매출은 5년 만에 220억 원으로 성장했고, 현재 누적 거래액은 1조3천억 원, 이용자는 170만 명에 달한다. 전국 외제차 딜러 6,500명 가운데 약 90%가 차봇 플랫폼에 가입해 있다.
강성근 차봇모빌리티 대표. 폭스바겐 딜러 출신인 그는 자동차 구매 이후 소비자들이 겪는 불편에 주목해 차봇모빌리티를 창업했다.
자동차 구매, 왜 이렇게 복잡할까
강 대표는 창업을 염두에 두고 일찌감치 자동차 영업 현장으로 들어갔다. 산업을 가장 빠르게 이해하려면 결국 고객을 직접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딜러로 일하며 수천 명의 고객을 만나는 동안 그는 자동차 산업의 독특한 구조를 발견했다. 자동차는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이 오가는 고관여 상품이지만, 정작 소비자 경험은 생각보다 파편화돼 있었다. 차를 사려면 전시장을 여러 곳 돌아다녀야 했고, 보험은 또 다른 곳에서 가입해야 했다. 자동차 금융 상품을 알아보려면 별도의 금융사를 찾아야 했고, 사고가 나거나 정비가 필요해지면 다시 새로운 업체를 찾아야 했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차량을 구매한 이후였다. 고객들은 차를 인도받은 뒤에도 보험 갱신 시기가 되거나 사고가 발생할 때, 혹은 차량 교체를 고민할 때마다 다시 딜러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믿을 수 있는 곳을 소개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강 대표는 “고객들은 자동차 자체보다 자동차를 둘러싼 서비스에서 더 큰 불편을 겪고 있었다”며 “결국 필요한 것은 상품 하나가 아니라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과정을 신뢰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 문제의식은 차봇모빌리티의 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출발점이 됐다. 보험만 비교해 주는 서비스도 있었고, 중고차 거래만 전문으로 하는 플랫폼도 존재했다. 하지만 자동차 구매부터 금융, 보험, 정비, 차량 처분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하나의 경험으로 연결하는 서비스는 찾기 어려웠다. 차봇이 자동차 생애주기 전반을 하나의 플랫폼 안에 담으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차봇 모빌리티 홈페이지
딜러와 소비자를 동시에 잡다
하지만 창업 초기부터 지금과 같은 그림을 그렸던 것은 아니다. 차봇은 처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자동차 보험 비교 서비스로 출발했다. 서비스 자체에 대한 반응은 나쁘지 않았지만 성장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혔다.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너무 빠르게 증가했던 것이다. 강 대표는 당시 상황을 돌아보며 “좋은 서비스만으로는 시장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절실히 배웠다”고 말한다.
결국 그는 방향을 틀었다. 소비자를 직접 모으는 대신 자동차 딜러들이 고객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를 먼저 만들고, 그 위에 소비자 서비스를 쌓아 올리는 전략을 선택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전국 외제차 딜러 6,500명 가운데 약 90%가 차봇 플랫폼에 가입했고, 현재는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네트워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성장은 차봇이 딜러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비롯됐다. 당시 시장에는 딜러에게 비용을 받고 고객 연락처를 판매하는 서비스가 적지 않았다. 반면 차봇은 딜러를 영업 대상이 아니라 함께 성장해야 할 파트너로 접근했다.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되는 고객관리 기능과 영업 지원 도구를 제공하자 현장의 반응은 빠르게 나타났다. 강 대표는 “딜러들이 먼저 사용해 보고 주변 동료들에게 추천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네트워크 효과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물론 딜러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플랫폼을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한쪽에 유리한 구조는 다른 한쪽의 불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봇은 성장 과정에서도 한 가지 원칙을 유지했다. 강 대표는 “양쪽 모두에게 잘 보이려는 것이 아니라 양쪽이 공정하게 거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며 “신뢰는 결국 투명한 구조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성근 대표는 신차·중고차·금융·보험·정비를 하나로 연결하는 자동차 슈퍼앱 구축을 통해 모빌리티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산재된 자동차 경험을 하나로 통합한다” … 전 딜러 출신 CEO 강성근이 만든 자동차 슈퍼앱 차봇
자동차를 구매하는 일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차량을 고르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보험에 가입하고, 금융 옵션을 비교하고, 사고 시 수리를 맡기며, 결국 중고차로 판매해야 한다. 서비스는 각기 다른 부서에 흩어져 있어 소비자는 매번 새로운 회사를 찾아야 한다.
전시장에서 수입차 딜러로 일하던 차봇모빌리티 대표 강성근은 이 문제를 직접 목격했다. 신인왕과 판매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