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사 체질개선⑭] 펄어비스, 단일 IP 넘어 글로벌 콘솔 명가로

Published: (May 27, 2026 at 10:16 AM EDT)
11 min read

Source: Byline Network


(출처=펄어비스)

국내 게임 업계가 변화의 기로에 섰습니다. 모바일 MMORPG 중심 구조에서 탈피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준비 중이며, 출시 플랫폼 다변화도 눈에 띕니다. 주요 게임사들은 기존 지식재산권(IP)을 재활용하고 그동안 손대지 않았던 영역까지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에서는 국내 게임 업체들이 왜 이러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지 심층적으로 알아보려고 합니다. 주요 게임사별 전략과 체질 개선 방향을 집중해서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오랜 기간 ‘검은사막’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해 온 펄어비스가 ‘붉은사막’을 시작으로 성장 방식 전환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간 쌓아온 라이브 서비스 운영 경험에 대형 콘솔·PC 게임 개발 성공 역량이 더해지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넓히고 있습니다. 회사는 검은사막의 안정적인 서비스와 붉은사막의 전 세계 흥행을 발판 삼아, 신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대형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새로운 성장축 확보에 나설 전망입니다.

붉은사막 성공으로 확인한 가능성

펄어비스는 지난해까지 검은사막 IP 의존도가 높아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게임이 국내외에서 선방하고 있지만, 단일 IP 중심 매출 구조만으로는 큰 폭의 성장이 힘들다는 이유였습니다. 이에 회사는 새로운 성장축 확보에 집중했습니다. 단순히 기존 IP 확장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 시장에서 통할 AAA급(대작) 패키지 게임 개발에 몰두해 왔으며, 그 결과 탄생한 작품이 오픈월드 액션 RPG ‘붉은사막’입니다.

초기 시장의 시선은 우호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개발 방향이 조정되며 수차례 출시 일정이 연기됐고, 첫 대형 작품이라는 점에서 완성도와 흥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게임은 출시 이후 전 세계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이러한 걱정을 잠재웠습니다.

신작 붉은사막은 지난 3월 20일 출시 이후 첫 날에만 200만 장이 판매됐으며, 출시 2주 뒤 400만 장, 한 달이 채 지나기 전에 500만 장이라는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는 시장에서 제시한 손익분기점 250~300만 장을 단기간에 넘어선 것입니다. 초기 성공 이후 업계에서는 “한국 게임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썼다”는 평가가 나왔고, 이용자 사이에서는 ‘붉며들다(붉은사막에 스며들다)’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붉은사막의 성과는 2026 년 1분기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펄어비스 1분기 매출은 3,285 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0 %, 전 분기 대비 382 %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2,586 %와 3,200 % 급증했습니다. IP별 매출 현황을 보면 붉은사막이 2,665 억 원, 검은사막이 616 억 원을 차지합니다. 검은사막의 안정적인 실적에 붉은사막의 흥행이 더해지며 수익 구조도 한층 다변화됐다는 평가입니다.

붉은사막이 남긴 개발 역량, 다음 성장축 준비

붉은사막이 전 세계 흥행한 이유로는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빠른 업데이트, 다양한 탐험 요소와 세계관, 영상 플랫폼을 통한 확산, 그리고 자체 게임 개발 도구 ‘블랙스페이스 엔진’이 있습니다. 특히 펄어비스는 블랙스페이스 엔진을 붉은사막 흥행의 주요 원인으로 꼽습니다.

펄어비스는 자체 블랙스페이스 엔진을 통해 광활한 오픈월드를 끊김 없이 구현하는 최적화 기술, 사실적인 물리 효과, 고품질 그래픽 구현 역량을 확보했습니다. 물의 흐름과 조수 변화 같은 현실감 있는 환경 상호작용은 물론, 시간대에 따라 자연광과 분위기가 변화하는 기술도 적용했습니다. 바람에 따라 옷자락과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표현, 레이 트레이싱 기반 광원 효과 등 사실감을 높이는 기술도 구현되었습니다.

블랙스페이스 엔진은 펄어비스가 직접 개발한 도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자체 엔진 개발은 높은 비용과 긴 개발 기간 등 부담이 크지만, 게임 특성에 맞춘 최적화와 기술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필요한 기능을 직접 만들어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회사는 붉은사막을 통해 대규모 오픈월드 구현, 전투 연출, 물리 효과, 최적화 등 대형 콘솔·PC 게임 개발 역량을 축적했으며, 이는 차기작 개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펄어비스는 자체 IP에 기반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핵심 작품을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며, 신작 출시 주기는 2~3년으로 설정했습니다. 현재는 ‘도깨비’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게임은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 있습니다. ‘플랜8’은 아직 콘셉트 구체화 단계이며, 차기 프로젝트는 블랙스페이스 엔진으로 개발될 예정입니다.

또한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구매자 만족도를 높이고 신규 판매량을 늘리며, 플랫폼 확장 등 다양한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확장 콘텐츠(DLC) 등 게임을 다른 차원으로 확장하기 위한 방안도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CCP 매각으로 ‘선택과 집중’

펄어비스는 사업 구조 효율화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 자회사 펄어비스 아이슬란드가 보유한 CCP게임즈 지분을 전량 1,771 억 원에 처분했습니다. CCP게임즈는 아이슬란드 소재 게임 개발사로, 2003년 출시한 ‘이브 온라인’으로 유명합니다. 펄어비스는 2018년 2,525 억 원에 인수했으나 약 8년 만에 매각을 결정했습니다.

CCP게임즈는 기대와 달리 눈에 띄는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대표작 이브 온라인은 안정적인 서비스를 이어갔지만 인수 이후 유의미한 성장은 없었으며, 수익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펄어비스에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2021년 적자 전환 이후 반등하지 못하면서 펄어비스 연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에 펄어비스는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핵심 IP와 신규 대형 프로젝트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나섰습니다. 붉은사막으로 증명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핵심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고,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방향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습니다. CCP게임즈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자체 IP 기반 차기 프로젝트 개발에 투입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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