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이 없으면 AI 주권도 없다” 규제에서 전략산업으로, 진흥법 논의 시동
Source: Platum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국회 스타트업 지원단체 유니콘팜이 2월 25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플랫폼산업진흥법(안)’ 간담회를 공동 개최했다. AI 기술이 산업 구조를 빠르게 재편하는 상황에서 플랫폼을 규제 대상이 아닌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이번 법안은 2025년 1월 토론회에서 필요성이 처음 제기된 이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연구진이 약 1년간의 연구를 거쳐 마련한 초안이다. 간담회에는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은 유니콘팜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공동 주최했다.
“플랫폼 경쟁력이 AI 주권”…패러다임 전환 촉구
기조 발제를 맡은 최민식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클라우드·AI 인프라 같은 ‘플랫폼의 플랫폼’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요국들이 자국 플랫폼을 보호하는 ‘국가 플랫폼 자본주의’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선도국에 비해 역량과 투자 모두에서 여전히 격차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플랫폼 산업 경쟁력이 곧 AI 산업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이를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정책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기대 공동대표는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을 보유한 기업들도 결국 플랫폼 위에서 고객을 만나고 성장하고 있다”며 “플랫폼은 혁신 경제의 시장 그 자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부작용은 핀셋 규제로 해결하되, 시장 전체를 위축시키는 규제는 혁신 자체를 막는 결과를 낳는다고 경고했다.
데이터 주권 전쟁…”국내 플랫폼이 가장 잘 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 중국, EU, 일본 등 주요국은 이미 자국 플랫폼을 지정학적 도구이자 안보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플랫폼을 국가 전략 자산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희민 라포랩스 대표는 AI 시대의 경쟁력은 모델 성능보다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보았다. 그는 “글로벌 모델은 상향 평준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계절·문화·소비 패턴 등 지역 맥락을 반영한 데이터는 국내 플랫폼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 데이터를 어떻게 보호하고 활용하느냐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규제보다 자율규제”…생태계 전반 역동성 높여야
전문가들은 법안 설계 방향으로 특정 기업 지원보다 생태계 전반의 역동성을 높이는 접근을 주문했다. 선지원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입점업체, 이용자 등 다양한 주체가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핵심”이라며, 자율규제에 대해서는 “정부 주도로 설계되는 순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시장의 자율적 규범 형성에 대한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민상대 디지털상공인연합 회장은 플랫폼을 소상공인의 ‘인큐베이터’로 규정했다. 그는 “10인 이하 사업장 대부분은 자체 기반 없이 플랫폼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고 성장한다”고 말하며, “규제 대상이 아닌 성장 기반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산주기 단축 등 소상공인의 생존과 직결된 영역에서는 실효적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곽미경 디지털플랫폼팀장은 “규제보다 진흥에 무게를 둔 정책을 마련하고, 기존 ICT 법령과의 정합성을 살펴 실효성 있는 지원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좌장을 맡은 서희석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법안은 기존의 규제 중심 입법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플랫폼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이용자 보호가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후속 논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간담회를 마무리했다.